영화 [언더 더 스킨] - 가장 낯선 방식으로 인간을 들여다 보기
스칼렛 요한슨 주연, 조나단 글레이저 감독의 독특한 SF 스릴러 **『언더 더 스킨(Under the Skin)』**은 지구라는 공간을 전혀 다른 시각에서 해석한 영화입니다. 인간의 외형을 빌린 ‘에일리언’이 여성의 몸을 통해 인간 세계를 관찰하고 사냥하는 이야기지만, 그 안에는 인간성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영국 소설가 미첼 페이버의 소설 『내막』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극도로 절제된 대사, 이질적인 영상미, 실험적인 음악으로 예술성과 몰입감을 동시에 이끌어낸 수작으로 평가받습니다.
🎬 영화 개요
- 제목: 언더 더 스킨 (Under the Skin)
- 감독: 조나단 글레이저
- 출연: 스칼렛 요한슨
- 원작: 미첼 페이버 소설 『내막』
- 장르: SF, 스릴러, 아트하우스
- 개봉: 2013년 (영국 기준)
- 음악: 미카 레비 – 피치포크 선정 역대 영화 음악 2위
- 상영 시간: 약 108분
📖 줄거리 – 아름다운 여인의 껍질 속, 비인간의 시선
식량이 고갈된 외계 행성에서 파견된 **에일리언(스칼렛 요한슨 분)**은, 인간 여인의 몸을 빌려 지구로 잠입합니다. 그녀는 ‘로라’라는 이름으로 스코틀랜드를 떠돌며 외로운 남자들을 유혹하고, 그들을 미지의 공간으로 유인해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 트럭을 몰고 거리에서 만난 남자들에게 접근
✔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사라지는 남성들
✔ 먹잇감을 넘어서 점점 인간 감정을 흡수하는 존재
그러던 중, 그녀는 자신에게 다정하게 대해주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되며, 처음으로 ‘사랑받는 존재로서의 인간’의 감정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녀의 정체성과 존재 이유를 흔드는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결국 감정과 본능, 인간성과 외계 본능 사이에서 깊은 갈등을 겪게 됩니다.
💡 감상 포인트 – 소리, 시선, 침묵이 이끄는 몰입감
1️⃣ 말보다 강한 영상 언어
이 영화는 처음 14분 동안 대사가 없습니다. 오직 시선, 공간, 음악, 카메라 워크를 통해 관객은 외계 생명체의 감각을 간접적으로 체험합니다.
- 첫 대사는 스칼렛 요한슨이 길을 묻는 장면이며, 이 또한 실제 행인과의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촬영됨
- 이질적인 광학과 소리의 조합이 ‘낯선 존재가 인간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극대화
📌 감정보다 감각에 집중하는 영화, 보는 사람이 곧 외계인의 입장이 됩니다.
2️⃣ 배우가 아닌 일반인과의 즉흥 연기
스칼렛 요한슨은 실제 트럭을 몰며 일반 남성들과 대화를 나누고, 유혹하고, 관찰하는 장면을 촬영했습니다.
- 촬영 후에야 상대가 영화 촬영 중임을 알게 되었고, 모두 실제 일반인의 동의를 받아 크레딧에도 이름이 올라감
- 이를 통해 얻은 날 것의 반응과 자연스러운 긴장감이 영화 전체 분위기를 주도합니다.
3️⃣ 영화 음악의 새 지평 – 미카 레비의 사운드트랙
- 『언더 더 스킨』의 음악은 2019년 피치포크가 선정한 역대 최고의 영화 음악 2위에 오를 정도로 극찬받았습니다.
- 비정형적이고 불안정한 음향은 영화의 초현실적 분위기와 강하게 맞물려 시청각적 체험을 극대화합니다.
🎞 『언더 더 스킨』,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전형적인 SF에서 벗어난 실험적인 영화에 관심 있는 분
🎬 미니멀한 대사와 이미지 중심의 영화 언어를 좋아하는 분
🎬 철학적 질문과 예술적 스타일을 함께 즐기고 싶은 관객
🎬 스칼렛 요한슨의 새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보고 싶은 분
🔚 결론 – 인간이 된다는 것, 그 경이롭고도 잔혹한 여정
『언더 더 스킨』은 외계인의 시선을 통해 **‘인간이라는 존재가 과연 무엇인가’**를 되묻는 영화입니다.
성(性), 감정, 공감, 폭력, 그리고 사랑… 그것은 단순히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의 이유를 흔드는 근원적 질문이 됩니다.
✔ 장점: 몰입감 높은 연출, 예술적 영상미, 실험적인 시도
❌ 단점: 전통적인 서사를 기대하는 관객에게는 난해할 수 있음
✨ 부요한자의 한마디
“앞으로 소개할 『존 오브 인터레스트』 덕분에 처음 조나단 글레이저 감독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를 알아가는 여정의 출발점이 된 초기작 『언더 더 스킨』에 더 깊이 빠져버렸다는 건… 예상 밖의 반전이었죠. 사실 이 영화는 『존 오브 인터레스트』를 보기 위한 ‘예습용’으로 가볍게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저도 스칼렛 요한슨에게 홀린 듯 영화에 빨려 들어가 있었습니다. 보다 보면, 어느덧 외계인의 시선으로 인간을 바라보게 되는 기묘한 감정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들의 슬픔인지, 공허인지, 아니면 차가운 현실인지… 분명 이질적인데도 왠지 모르게 공감하게 되는 이상한 감정 말이죠. 특히 글레이저 감독은 1990년대 전설적인 뮤직비디오, 자미로콰이의 [‘Virtual Insanity’]를 연출하며 영상미의 장인이라는 명성을 얻었는데요, 이 영화에서도 그 감각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영상과 사운드의 조합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 정말 탁월합니다. 대사보다 시선, 음악보다 침묵이 더 많은 걸 이야기하죠.
날것 그대로의 감성, 본능적인 몰입을 원하신다면 『언더 더 스킨』은 확실히 추천드립니다.
어쩌면 이 영화는, 지구인이 아니라 외계인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드는 묘한 마법일지도 모릅니다. 👽✨”
※ 부요한 자의 한줄평 : 서는 곳이 바뀌면 풍경도 달라진다.